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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31 16:41
<FOCUS> 피아니스트 김준희
 글쓴이 : 음악교육신문사
조회 : 183  

 

음악에 미쳐 음악계에
영향을 미치다

지난 4월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국제 콩쿠르 우승

“이제야 비로소 1명의 성인 피아니스트로서 한 발자국 내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우승이라는 이 결과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좌절과 노력을 견뎌온 기다림에 대해 누군가가 선물을 준 느낌이랄까요. 여러 콩쿠르의 경험을 쌓은 10 년 간, 제가 보고 배우면서 느꼈던 것들을 온전히 보여주는 기회였어요. 이번 컴퍼티션은 굉장히 감사함이 컸습니다.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음악을 진심으로 집중해서 들어주신 심사위원들, 저에게 솔직하게 감동을 표현해주신 관객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국제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김준희가 콩쿠르 준비과정에서 그 후의 이야기까지 를 허심탄회하게 드러냈다.

“경연으로서의 스트레스는 작았어요. 마지막에는 연습보다 컨디션 조절에 매진했을 정도였습니다.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 중 가장 욕심을 부리 지 않았던 것 같아요. 끝까지 음악적인 완벽성을 추구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컴퍼티션이라는 타이틀을 떠나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꾸준히 노력 하고 기다린 만큼의 결과를 얻었다는 생각에 우승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이지 않아요.”

콩쿠르 현장을 떠올리며, 그는 사람이 가지는 ‘감정’에 대해 다시 고찰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제 연주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통해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친밀하게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따르면서 앙상블을 만들어 가는데,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 진실했던 느낌에 어떠한 후회와 여한도 남지 않아요. 미스터치는 전혀 신경이 안 쓰일 정도로요.(웃음) 그 교감을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느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는 것이 보였습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교감, 얼마나 마음 따뜻해지는지요. 마에스트로께서도 ‘오케스트라가 너랑 연결된 느낌이 참 좋았는데, 그런 일은 컴퍼티션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아.’라고 말씀하셨을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덕분에 마음 편히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연주 후에 눈물을 흘리며 찾아와 감동을 표현해주신 관객 분들을 통해서도 교감을 실감할 수 있었고요.”

그에 대해 이번 콩쿠르에서 주어진 전반적인 평은 ‘김준희는 보기 드문 좋은 음악가’였다고 한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음악가로서의 제 신념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장난치지 않고, 음악앞에서 만큼은 진지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음악으로 성공과 명예를 탐하는 것이 아니라 제 삶과 함께할 동반자로서 음악과 하나가 되어야지요. 음악은 제 인생이고 생명과 같아요. 그러기에 음악 앞에서는 속임수나 과장 없이 정직한 자세를 갖추고자 합니다.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며 기다 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할 수 있을 만큼 열정을 쏟고, 최고로 노력하더라도 거기에 부응 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둡니다. 무엇이든지 때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 때를 제가 욕심을 부린다고 가질 수는 없습니다. 관객에게 제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시기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생각에 이번 콩쿠르에서도 마음을 비우고 정직하게 음악을 대하려고 했어요. 음악 자체를 꾸밈없이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좋은 음악가라는 평가는 저에게 크나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음악에 솔직했던 제 모습을 보고 전문 음악인으로서 존중해주신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10대 후반에 롱티보 콩쿠르를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했으며, 그 후 약 10년간 여러 콩쿠르에 출전하여 입상경력을 다져나갔다. 20대의 막 바지를 보내는 지금, 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미래를 결심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10대에 출전한 콩쿠르는 저를 데뷔시켰고, 20대 시절의 콩쿠르는 앞으로 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문을 남겨 주었어요. 그동안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후회 없이 배운 것 같아요. 앞으로 어 떤 음악인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자문하면서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적 색깔을 확실히 갖추고자 합니다. 그래서 지금 어떤 음악인이 되고자 하는 지 아직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미래가 두렵지는 않습니다. 음악에 미칠 자신이 있거든요. 30대에 설 무대는 아무것도 가늠할 수 없는 ‘진짜’ 무대라 고 생각합니다. 컴퍼티션 수상자, 최연소 출전자 가 아닌, 어떤 수식어도 붙지 않은 피아니스트 김 준희로서 우뚝 서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는 개인에 집중하기보다는 관객을 만나야 할 때 라고 느껴요.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하려고 계획 중이고요, 한국에서도 좀 더 심도 있는 작품들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음악에 대한 그의 생각은 사뭇 진지하다. 다음은 그의 음악이 지속되는 이유이다.

“음악이 주는 신선한 영감은 삶을 다채롭게 만 들어줍니다. 음악이 아직 내 것이 아니라 신비로 움으로 남아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가까이 있는 그런 상태가 신선함을 줘요. 음악으로 끊임없이 내면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면서 끊임없이 소통해요. 그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음악적 순간들 은 계속 끊임없이 더 깊고, 더 짙은 음악으로 재탄생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속에서 계속 무언가를 캐치하고, 자양분을 얻어 또 음악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각 음악 속에 있는 그 신비로움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아 관객분들과 공유하고 싶습 니다. 운영 중인 SNS로도 꾸준히 만나 뵙고 싶 네요.”

또한 “관객 분들께서 음식이나 영화처럼 음악적인 성향, 기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에 따라 제가 더 다양하게 찾아뵐 수 있겠지요.”라며, 관객과의 소통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어깨부상의 슬럼프 후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 히 복귀한 김준희. 그가 앞으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어줄 수 있는 피 아니스트로 건재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문지애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