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강렬히 내리쬐던 햇빛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선선히 부는 바람이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길목에서 아름다운 플루트의 선율이 우리 곁에 찾아온다. 오는 9월 14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되는 플루티스트 이지영의 독주회가 바로 그것. 덴마크, 헝가리, 러시아, 미국, 독일 등 ‘5人 5色’의 다채로운 작품들로 관객들과 마주할 본 공연을 조명해보려 한다.

“안녕하세요? 2022년 독주회를 앞두고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학교에서 전공실기는 물론, 플루트 앙상블과 실내악 등에서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보는 것이 참으로 좋았구요, 팀프앙상블 연주를 비롯해서 다채로운 솔로 연주가 많이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피아니스트 지석영 선생님과 벌써 3번째 독주회를 함께 하는데요,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우면서 재미있게 음악을 만들어가며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성껏 준비한 음악으로 청중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본 공연은 F. Kuhlau, E. v. Dohnányi, O. Taktakishvili, E. Burton, C. Reinecke의 작품들로 마주한다. 매 공연 때마다 다채로운 주제와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그이기에 이번 공연은 어떤 주제로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을 구성했을지 궁금해졌다.

“이번 음악회의 곡들은 크게 보아서 ‘낭만 음악’과 ‘현대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 연주하는 현대음악들은 듣기 힘들거나 특수기법이 들어가는 그런 현대음악이 아니고 무조음악임에도 아름다운 곡들입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덴마크, 헝가리, 러시아, 미국, 독일 등 모두 다른 나라 출신의 작곡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곡가 5명 모두 플루트라는 악기를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곡 한 곡을 만들어가면서 각기 다른 색채를 끌어내는 재미가 있어 들으시는 분들도 그 느낌을 함께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F. Kuhlau의 작품을 시작으로, 아직 한국에서 많이 연주되지는 않았지만,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 E. v. Dohnányi의 무반주 솔로곡, 그리고 플루티스트라면 모두 걸쳐갈 수밖에 없는 명곡들 O. Taktakishvili, E. Burton, C. Reinecke의 <Sonata> 3곡이 연주됩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 다양한 주법과 테크닉, 불규칙적인 리듬과 악센트 등 ‘플루트’로서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담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는 다음과 같이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첫 곡 F. Kuhlau <Divertissement Op. 68 No. 6>은 플루트 솔로로도, 피아노와 함께하는 듀오로도 연주하는 곡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플루트 곡을 많이 작곡한 작곡가라서 그런지 정말 플루트답게 만들어진 곡이기에 솔로 연주가 아닌 피아노와 같이 나오는 화성의 변화를 느껴보시면 좋겠네요. 두 번째 곡 E. v. Dohnányi <Passacaglia>는 처음에 나오는 심플한 8마디의 멜로디를 가지고 다양한 변주로 진행해나가는 곡입니다. 플루트 솔로곡으로는 긴 길이인 ‘9분’ 이상 동안 끌어가는 변주와 갈수록 더해지는 테크닉에서 오는 화려함을 즐기실 수 있지요. 세 번째 곡은 O. Taktakishvili <Sonata>로 플루트 연주자 외에는 다소 생소한 작곡가일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멜로디의 1악장과 화려한 3악장 사이에 있는 느린 2악장 ‘Aria’는 기대하고 오셔도 좋습니다. 네 번째 곡 E. Burton <Sonatina>는 요즈음에 너무나 많이 연주되고 있는 곡이지요. 20세기 중반에 작곡된 곡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화성적이면서 아름답고 다채로운 음색을 품고 있어요. 마지막 곡 C. Reinecke <Sonata Op. 167 ‘Undine’>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거 같아요. ‘물의 요정’이라는 제목에서 느끼실 수 있는 멜로디로 시작해서 총 4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플루트의 명곡 중 명곡입니다. 피아노와 플루트 파트가 서로 주고받고, 또 함께하는 ‘소나타’의 맛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처럼 그의 무대는 다채롭고 학구적이면서도 ‘신선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다음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에 공연의 프로그램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지, 앞으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글쎄요, 프로그램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균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카데믹’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재미있지만’ 너무 가볍지 않게 다양한 음색과 매력을 지닌 음악을 선정해 클래식 애호가, 음악을 잘 모르는 분, 플루트 전공자 등 모두 저의 연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려고 노력하지요. 예전에 공부했던 곡보다는 무대에 처음 올리는 곡을 더 많이 넣어서 새로운 곡을 공부하는 재미도 만끽하고요. 이번 프로그램도 그렇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요? ‘도전’이라는 단어에 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해가 갈수록 바로크 음악을 정말 ‘바로크 스타일’답게 연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를 전하며 본 인터뷰를 마쳤다.

“독주회가 끝나고 9월 27일(화)에 제15회 아카데미 열정과 나눔 정기연주회에서 작곡가 정승재 교수님의 작품을 협연합니다. 몇 달 전에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초연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정승재 교수님께서 그 곡을 <플루트 솔로와 오케스트라>로 개작하셔서 협연 버전으로는 초연이라 많이 기대되고 있어요. 독주회 이후에 목표라면 글쎄요, 저는 음악 생활을 하면서 목표를 정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이 제게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 되고, 들어주시는 분들이 제 연주를 즐기실 수 있다면, 또 학생들이 제 연주를 통해 무엇이라도 가져갈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서지나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