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섬세한 감수성과 몰입감 있는 연주력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이 오는 10월 20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귀국 소식을 알린다. 이에 유학생활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음악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그녀의 시작에 함께하고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생애 한 번 뿐인 귀국 독주회이기에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에 연주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본 공연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하며 얻은 저의 음악적인 감성과 향취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웠으니, 저의 독주회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웃음).”

본 공연은 F. Schubert <Violin Sonata in A ma jor, D. 574 “Grand Duo”>, N. Pagani ni (Arr. Kreisler) <“La Campanella” Violin Concerto No. 2 in b minor, Op. 7>, C. Saint-Saëns <Havanaise, Op. 83>, L. v. Beethoven <Violin Sonata No. 4 in a minor, Op. 23> 로 바이올린의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하였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는데요. 먼저, 슈베르트 작품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유학할 당시 제 반주 선생님께서 저와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추천해주신 곡인데요. 본 작품은 그의 서정성이 잘 담겨있는 우아한 곡으로 당대 오스트리아 빈 스타일을 잘 반영하고 있고, 특히 3악장의 멜로디는 우아한 무도회 분위기를 떠오르게 해 작품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할수록 빈의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본 작품을 연구하며 빈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오스트리아를 알 수 있게 해준 곡이어서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라 캄파넬라>는 크라이슬러가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을 편곡한 작품으로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를 감상하실 수 있는데요.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은 제가 빈에서 공부할 당시 빈 필하모닉 악장이셨던 Rainer Küchl 교수님께 가르침을 받은 작품입니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어깨받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하셨는데, 처음에는 받침 없이 연주하는 것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수님께서 왜 저에게 그런 제안을 하셨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깨받침 없이 연주를 하니 직접적으로 악기가 가진 울림이 저에게 전해지고, 장단점이 있지만 악기의 각도를 쉽게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잉 주법이 훨씬 편안해졌고 본 작품을 공부하며 저의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 생상 <하바네이즈>는 사랑스러우면서도 관능미가 가미된 작품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대조되는 파워풀한 기교들이 반전을 더하기에 흥미로운 감상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 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베토벤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인데요. 그의 작품에는 마음을 울리는 강한 무언가가 있고 진정성이 느껴지는데, <바이올린 소나타 4번>은 그 중 정열적이고 역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애절한 느낌을 지니고 있기에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본 공연에서 슈베트르의 우아한 멜로디 속 숨어있는 재치를, 파가니니 작품에서 교회에서 울리는 듯한 작은 종소리와 다양한 테크닉을, 생상을 통해 하바네라 특유의 리듬을, 베토벤의 열정적인 음악 안에 내재된 따듯함을 발견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유학시절, 그녀는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의 입상 및 수상과 다양한 연주 활동을 통해 음악적으로 성숙해졌을 뿐 아니라 여러 가치관이 변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유럽의 다양한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콩쿠르와 연주 경험을 쌓았던 기억은 제게 큰 축복이었는데요.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음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공부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깨달으며 내적으로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연주기회도 많이 주어졌는데, 무대마다 청중들이 연주자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청중분들이 연주가 끝나면 먼저 와서 인사해주시고, 음악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이들의 태도를 보고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하며 소통할 수 있는 음악가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연주회를 관람하러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연주가 끝나고 행복하게 집에 가는 청중들의 모습을 보고제 연주를 듣는 관객들도 집에 돌아가는 길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고, 한 소절이라도 기억에 남는 감동을 주는 연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작곡가의 의도를 살리는 동시에 제가 느낀 감성을 최대한 진실되게 담고, 청중들에게 행복과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솔리스트이자 세종슈틸레앙상블, 앙상블 올랑 기획 이사 및 아티스트 등 여러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본 공연을 시작으로 더욱 다채로운 무대들을 준비 중이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우선 본 공연 이후 솔로 리사이틀 뿐만 아니라 듀오, 트리오, 콰르텟 등의 무대로 관객들과 마주할 예정입니다. 또한 앙상블 올랑으로 오는 12월 22일(목) 모차르트홀에서 제1회 정기연주회를 가질 예정이고, 스트링 앙상블 ‘THE STRING PLAYERS’ 연주와 찬양앨범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후학양성에도 관심이 많아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할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웃음).”

(유지현 기자/musicnews@musiced.co.kr)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

• 총신대학교 학사 수석 졸업, 드레스덴 국립음대 석사 만장일치 만점 졸업, 빈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 시몬 골드베르크 국제콩쿠르 입상, 퀸 소피 샤를로떼 바이올린 국제콩쿠르 입상 및 피라스트로 특별상 수상

• 독일 라디오 MDR Deutschlandradio Kultur 생방송 연주, 독일 음대 포럼 초청 드레스덴 국립음대 대표로 연주, International Musikakademie Meißen 주최 영 아티스트 초청 연주 등

• 독일 Ab Infinitum Foundation 장학생, 베를린 노이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Praktikum 객원단원, Bautzen 듀오 리사이틀, 벤트 콰르텟, 아도르 트리오 활동

• 함신익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 단원 및 FST 아티스트, 아시아연합오케스트라 국제음악제 참가,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역임

• 현) 세종슈틸레앙상블, 총신챔버오케스트라 악장, 앙상블 올랑 기획이사 및 아티스트, THE STRING PLAYERS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