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최고의 오페라무대  꿈 실현한다
오는 5월 오페라 ‘투란도트’ 15일간의 장기공연 기획
오페라의 장기공연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래

1991년 12월 창단된 글로리아오페라단은 우리나라 오페라극장에서는 최초로 15일간의 장기 공연을 계획 중이다. 이에 대해 양수화단장은, 2년 전 4개 민간 오페라단장들의 모임에서 각각 따로 오페라 한편을 올리는 비용으로 좀더 세련되고 완성도 있는 무대하나를 장기적으로 올려보자는 의견이 수렴되어 오늘날 이런 큰 작업을 해낼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공연작품은 가장 동양적이면서 규모 있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로 선정하여 작년에 새로이 단장한 세종문화회관과 장기 개최를 예약했다. 이번의 장기공연이 모범이 되어 우리나라에 장기공연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그는 단장들끼리의 가벼운 한마디가 현실로 실현된 셈이라며 감격해했다.

이번 공연의 배역선정은 지난해 9월에 국내에서 오디션을 먼저 하고 이태리현지에서 5개월여의 광고기간을 가진 후 오디션을 거쳐 모든 역에 국제적인 전문 배역성악가를 배치했다. 최근 들어 뮤지컬이 상업적인 대중화에 성공하여 그 판로를 넓혀가고 있는 시점에 오페라 역시 그에 못지않은 작품성을 가지고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외에 관심을 끈 것 중 하나는 소장가치가 있도록 제작한 금도금 입장권이다. 이것 또한 이번 오페라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중 하나라고 한다. 매주말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갖는 이벤트 등으로 홍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오페라 팬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하는 안간힘이라며 이번 공연의 어려운 속내를 털어놓았다. 예산만해도 50억원이 드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공교롭게도 올해 문화재단의 오페라지원금은 전년도 80억원에서 40억원으로 50퍼센트 삭감되었고 그것도 한 단체에만 일괄 지급되어 나머지 민간단체들이 상당한 재정곤란을 겪게 되었단다. 이런 상황에도 굽히지 않고 뜻을 펼쳐나가는 민간단체들의 노력은 참으로 가상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 관계로 홍보와 티켓판매에 사활이 걸려있는 셈.

예술 공연 중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오페라단을 창단한 그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 음악을 많이 접한 환경 속에서 자연스레 성악의 길을 택한 그는 이화여대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도미하여 뉴욕 브루클린콘서바토리와 맨하탄음악원, 줄리아드음악원을 수료했다.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던 어느 날 성경을 읽던 중 시편150편에서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라는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을 갖고 글로리아오페라단을 창단하게 됐다고 한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정통 오페라단으로 국민의 문화의식 증진에 공헌하고 한국오페라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며 새로운 음악가를 발굴하고 창작 오페라의 해외 진출을 그 목표로 세웠단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투란도트, 가면무도회, 리골레토, 삼손과 드릴라 등과 국내창작 오페라로는 원효, 춘향전, 원술랑을 공연했으며 일본 동경 히도미홀과 미국 애틀랜타 크레이튼아트홀에서의 춘향전, 샌프란시스코 메모리얼오페라하우스의 칼라콘서트를 개최했다. 또한 대한민국 건국 50주년 및 오페라 공연 50주년 기념으로 한국오페라협의회가 공동 제작한 카르멘, 리골레토, 라보엠을 공연했다.
문화의식 수준이 낮았던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름대로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오페라단 일을 해왔지만 묵묵히 이 길을 가도록 후원해준 남편과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감사해했다.

양단장은 관객들이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이름만 보고도 믿고 오페라관람을 하러 올 수 있는 날까지 최고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려고 한다. 그래서 다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작품이 무르익기를 기다려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단다. 단장으로서 작은 소망이 있다면 문화재단을 설립해 음악단체에 정기적으로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55년이라는 짧은 오페라공연 역사 속에서 헌신적으로 오페라에 몸담고 있는 여러 제작진들과 단체가 있어 우리오페라의 앞날이 희망적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기업의 후원, 나아가 자국민이 외국에서 하는 오페라를 재외 기업들이 후원해주는 일본 기업이 많이 부럽다며 우리기업들의 더 적극적인 문화투자를 호소했다. 더불어 양단장은 선배음악인들의 고귀한 희생과 경험을 거울삼아 오페라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해 온 정열을 다할 것이며 음악인들의 화합과 위상확립을 이룩하는데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하며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분,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앞날을 축복해 주시고 많은 지도 편달바랍니다.”
(김애연 전문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