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메시앙 탄생 100주년 기념’, 송정민 클라리넷 독주회

오는 1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개최
안정적 연주로 프랑스 음악의 감성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우선 메시앙의 음악은 종교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그의 음악은 카톨릭 정신, 신비주의, 사랑이 충만한 곡들로 승천 구세주, 새의 카달로그, 그리스도의 승천, 아멘의 환상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눈길 등 종교적 주제와 제목을 가진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음악은 악보 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의 철학과 몸짓을 통해 새로운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다. 청중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복잡한 일상을 떠나 마음의 치유를 얻고 즐거움을 누릴수 있는 교감의 무대를 선사할 클라리네티스트 송정민(KBS교향악단 부수석).
“메시앙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얼마 전부터 프랑스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또한 클라리넷, 오보에, 파곳 등 목관악기의 제작전통이 강한 나라인 만큼 중요한 곡들도 많으며, 특히 20세기 초 파리고등음악원의 졸업 시험곡으로 매년 위촉된 곡들은 오늘날 클라리넷 애호가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연주되는 곡들이죠.”
그는 전반부에 프랑스 클라리넷 곡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드뷔시의 ‘프리미어 랩소디’, 생상스 ‘소나타 Op.167’를 화려하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시작해 후반부에선 독주회 프로그램으로 드물지만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예정임을 전했다. 또한 이번 무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기(인천시립교향악단 단장), 첼리스트 김우진(KBS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 오윤주(인제대 교수)와 함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강조하고 싶은 작곡가는 메시앙이죠. 드뷔시와 생상스에서 때론 부드러운 속삭임, 평화로운 울림의 세계를 청중에게 전하고픈 반면 메시앙의 작품에선 현대적 기법으로 쓰여진 음악적 구조와 흐름, 플레인챤트의 영향을 받은 선법적 선율, 인도음악, 자연의 소리, 비역행 리듬, 오스티나토 등 심도있게 연구해야 할 많은 음악적 재료들을 담고있기에 제가 받은 소중한 느낌들을 청중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메시앙이 고백했듯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 초연 당시 음악에 대한 경험도 많지 않았던 5000명이나 되는 수용소 안의 포로들이 그 절대 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이 음악을 통해 신비하고 아름다운 환상, 희망과 평안을 맛볼 수 있었던 것처럼 그는 청중들에게 순수한 ‘음악의 힘’을 통해 ‘소망의 빛’을 선사하고 싶은 작은 바램을 덧붙였다.
“제게 있어 연주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자연스럽게 숨쉬는 일상의 삶과 같습니다. 지난 17년간 교향악단과의 수많은 연주들, 24년간 음악적 우정을 나눈 ‘여음 목관 5중주’와의 크고 작은 무대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금처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좋은 연주, 감동의 연주, 모범이 될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음악적 모험을 통해 청중들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진실한 소통의 매개체가 되길 원한다는 송정민은 5월 13일 ‘여음 목관5중주’ 정기연주회, 8월 24일 ‘서울클라리넷 앙상블’ 정기연주회, 10월 14일 원주시향 정기연주회 협연, ‘프랑스 음악의 재조명 II, III’ 등으로 분주하다.
앞으로 다양한 무대에서 그가 성실하게 구축해온 음악적 아름다움의 세계를 감동적으로 그려나갈 희열의 순간들이 무척 기대되는 계절이다.
(김현정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