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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교육신문음악계뉴스| 제목 | Jeremias Schwarzer 교수 초청 리코더 연주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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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8.08.20 | 작성자 | 음악교육신문사 |
지난 11일 DS홀서 바로크적 색채와 정갈한 하모니즘 만나다
고전과 현대를 넘나든 한여름 밤 콘서트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단지 감각기관 속에 소리를 불어 넣는 문제가 아니라 일련의 지각을 통해 정신을 인도해 주는 문제이다. 우리는 말하자면 우리 경험 속으로 조종되어가는 것이다. 이는 마치 작곡가가 실제로 우리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 줌으로써 ‘이것은 이런 식으로 들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고든 그레이엄의 ‘예술철학’ 중에서
지난 11일 오후 8시 DS 홀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리코더 아티스트이자 1994년부터 뉘른베르그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Jeremias Schwarzer 초청 리코더 연주회가 있었다.
연주자에게 ‘자연스러움’이란 애써 표정을 짓지 않더라도 음악을 타고 흘러나오기 마련이듯 연주곡들마다 안정된 테크닉과 절제된 호흡으로 따스한 그의 성품을 진솔하게 담아냈던 이번 연주는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리코더의 풍부한 선율과 화음들을 색다른 감흥으로 표현해 냈다. 또 쳄발로 김재연(추계예대 출강)과 바로크 첼로 조현근(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중)과의 일치된 호흡으로 세 악기가 조화를 이룬 특별한 음빛깔을 선사했다.
첫 곡 C.Ph.E 바흐의 ‘소나타 e단조’는 각 악장별로 주제 선율 속에 선명한 울림과 서정성, 약동감 넘치는 리듬감을 만들어 내며 깊은 감동을 안겨줬는데, 특히 우아하고 흡입력있는 연주로 여유롭고 짙은 고전성이 돋보이는 친근감있는 음악적 이미지를 재현해 냈다.
리코더 레퍼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소나타 중 하나인 G.F. 헨델의 ‘소나타 d단조 HWV 367a’에서는 첫 도입부부터 강한 개성과 음악적인 특징을 불어넣으면서 프레이즈의 발전과 변화를 조심스러우면서도 확실한 윤곽으로 드러냈다. 마치 오페라 아리아의 한 대목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각 악장별로 음악적 내용은 다르지만 격렬하게 그러나 한편으로 더없이 아름답게 음형을 바꿈으로써 헨델의 거장다운 면모를 드라마틱하게 잘 묘사해 냈다. 이어서 그는 단 두 소절에 걸친 ‘B장조 음계’만으로 흡사 전장이나 폭풍과 같은 강렬하고도 선명한 분위기를 유려한 음색으로 재창조했다.
불필요한 제스처 없이 있는 그대로의 선율을 편안하게 전달해 주었던 롤프 림의 알토 리코더를 위한 전자음악 ‘오필리아 머리카락 속의 잡초, 쇠퇴해가는 추억의 발라드’에서는 음악이 갖는 자체의 아름다움을 정제된 호흡 조절을 통해 추억 속의 희망과 슬픔, 고통과 기쁨들을 시적으로 표현해 냈다. 이전보다 곡의 모티브 음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표현한 이번 곡에서는 심오함이 느껴질 만큼 신중하게 만들어진 노래 속에 은근하고 조용한 매력을 함께 담아냈다.
곡의 소제목들(번식하는 모양-끊겨진 글리산도-설명Ⅰ-슬픔을 호소하는 음 라♭2-후렴구-랩소디-한숨, 걸음, 혀로 내는 소리, 중간 혀로 내는 소리, 걸음, 한숨의 거울 진행, 설명 Ⅱ-장식된 멜로디-토카타-비문)에서 느낄 수 있듯 시종일관 그는 모든 소리의 울림이 하나의 음색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가 하면,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울림을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양적 질감과 소박함이 배어있는 살아있는 음색으로 선사했다. 이번 무대에서 우리가 그에게 가장 주시할 점은 단순히 사운드의 완성에만 만족하지 않고 각 작품마다 음악이 지닌 고유미를 진지하게 담아 냄으로써 ‘음악적 미’를 이해하기 쉽게 구현해 내는 그의 탁월성일 것이다.
콘크리트 건물의 틈 사이로 마지막 곡 코렐리의 ‘La Follia’를 연주하면서 바삐 일상을 반복과 순환 속에 움직이는 우리네에게 들숨과 날숨을 통한 ‘옛 추억이 깃든 바로크적 모상’을 선사했던 플루티스트 Jeremias Schwarzer. 흥미로운 현실 속 구석구석을 그려간 그의 섬세한 연주의 궤도 속에서 청중은 음악의 샘솟는 물줄기를 마음껏 맞으며, 무한한 생명력을 누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현정 기자/musicnews@musiced.co.kr)
약력
Jeremias Schwarzer는 프랑크푸르트와 취리히 음대에서 M.Schneider 교수에게 사사 받았으며, 1992년 Claw 콩쿠르에서 솔로와 앙상블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솔리스트는 물론 앙상블의 멤버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94년부터 Nuerenberg음대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미국, 이스라엘,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Belgrad Flute Festival, ASD NOVA 등의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 연주자와 마스터클래스 강사로 자주 초청되고 있다. 유럽의 SFB, Deutschland Radio, Bayerischer Rundfunk 등의 방송국과 녹음활동을 하였으며, Moeck, Cyble와 Valve Records와 계약하여 음반도 출반하였다. 현재 그는 고음악 앙상블인 VIVI FELICE와 현대음악 앙상블 Ensemble Advantage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고전과 현대를 넘나든 한여름 밤 콘서트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단지 감각기관 속에 소리를 불어 넣는 문제가 아니라 일련의 지각을 통해 정신을 인도해 주는 문제이다. 우리는 말하자면 우리 경험 속으로 조종되어가는 것이다. 이는 마치 작곡가가 실제로 우리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 줌으로써 ‘이것은 이런 식으로 들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고든 그레이엄의 ‘예술철학’ 중에서
지난 11일 오후 8시 DS 홀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리코더 아티스트이자 1994년부터 뉘른베르그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Jeremias Schwarzer 초청 리코더 연주회가 있었다.
연주자에게 ‘자연스러움’이란 애써 표정을 짓지 않더라도 음악을 타고 흘러나오기 마련이듯 연주곡들마다 안정된 테크닉과 절제된 호흡으로 따스한 그의 성품을 진솔하게 담아냈던 이번 연주는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리코더의 풍부한 선율과 화음들을 색다른 감흥으로 표현해 냈다. 또 쳄발로 김재연(추계예대 출강)과 바로크 첼로 조현근(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중)과의 일치된 호흡으로 세 악기가 조화를 이룬 특별한 음빛깔을 선사했다.
첫 곡 C.Ph.E 바흐의 ‘소나타 e단조’는 각 악장별로 주제 선율 속에 선명한 울림과 서정성, 약동감 넘치는 리듬감을 만들어 내며 깊은 감동을 안겨줬는데, 특히 우아하고 흡입력있는 연주로 여유롭고 짙은 고전성이 돋보이는 친근감있는 음악적 이미지를 재현해 냈다.
리코더 레퍼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소나타 중 하나인 G.F. 헨델의 ‘소나타 d단조 HWV 367a’에서는 첫 도입부부터 강한 개성과 음악적인 특징을 불어넣으면서 프레이즈의 발전과 변화를 조심스러우면서도 확실한 윤곽으로 드러냈다. 마치 오페라 아리아의 한 대목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각 악장별로 음악적 내용은 다르지만 격렬하게 그러나 한편으로 더없이 아름답게 음형을 바꿈으로써 헨델의 거장다운 면모를 드라마틱하게 잘 묘사해 냈다. 이어서 그는 단 두 소절에 걸친 ‘B장조 음계’만으로 흡사 전장이나 폭풍과 같은 강렬하고도 선명한 분위기를 유려한 음색으로 재창조했다.
불필요한 제스처 없이 있는 그대로의 선율을 편안하게 전달해 주었던 롤프 림의 알토 리코더를 위한 전자음악 ‘오필리아 머리카락 속의 잡초, 쇠퇴해가는 추억의 발라드’에서는 음악이 갖는 자체의 아름다움을 정제된 호흡 조절을 통해 추억 속의 희망과 슬픔, 고통과 기쁨들을 시적으로 표현해 냈다. 이전보다 곡의 모티브 음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표현한 이번 곡에서는 심오함이 느껴질 만큼 신중하게 만들어진 노래 속에 은근하고 조용한 매력을 함께 담아냈다.
곡의 소제목들(번식하는 모양-끊겨진 글리산도-설명Ⅰ-슬픔을 호소하는 음 라♭2-후렴구-랩소디-한숨, 걸음, 혀로 내는 소리, 중간 혀로 내는 소리, 걸음, 한숨의 거울 진행, 설명 Ⅱ-장식된 멜로디-토카타-비문)에서 느낄 수 있듯 시종일관 그는 모든 소리의 울림이 하나의 음색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가 하면,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울림을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양적 질감과 소박함이 배어있는 살아있는 음색으로 선사했다. 이번 무대에서 우리가 그에게 가장 주시할 점은 단순히 사운드의 완성에만 만족하지 않고 각 작품마다 음악이 지닌 고유미를 진지하게 담아 냄으로써 ‘음악적 미’를 이해하기 쉽게 구현해 내는 그의 탁월성일 것이다.
콘크리트 건물의 틈 사이로 마지막 곡 코렐리의 ‘La Follia’를 연주하면서 바삐 일상을 반복과 순환 속에 움직이는 우리네에게 들숨과 날숨을 통한 ‘옛 추억이 깃든 바로크적 모상’을 선사했던 플루티스트 Jeremias Schwarzer. 흥미로운 현실 속 구석구석을 그려간 그의 섬세한 연주의 궤도 속에서 청중은 음악의 샘솟는 물줄기를 마음껏 맞으며, 무한한 생명력을 누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현정 기자/musicnews@musiced.co.kr)
약력
Jeremias Schwarzer는 프랑크푸르트와 취리히 음대에서 M.Schneider 교수에게 사사 받았으며, 1992년 Claw 콩쿠르에서 솔로와 앙상블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솔리스트는 물론 앙상블의 멤버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94년부터 Nuerenberg음대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미국, 이스라엘,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Belgrad Flute Festival, ASD NOVA 등의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 연주자와 마스터클래스 강사로 자주 초청되고 있다. 유럽의 SFB, Deutschland Radio, Bayerischer Rundfunk 등의 방송국과 녹음활동을 하였으며, Moeck, Cyble와 Valve Records와 계약하여 음반도 출반하였다. 현재 그는 고음악 앙상블인 VIVI FELICE와 현대음악 앙상블 Ensemble Advantage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