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영국 왕실 재단으로부터 음악 재능을 평가받아 보세요”

1889년 발족, 110여년 전통의 세계최대 음악자격시험
오는 11월 신한아트홀서 가을 실기시험 개최

ABRSM 소개
1889년 발족된 ABRSM(Associated Board of the Royal Schools of Music)은 영국 왕실이 후원하고 찰스 황태자가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왕실재단이다.
Royal Academy of Music, Royal College of Music, Royal Northern College of Music, Royal Scottish Academy of Music and Drama 등의 권위를 부여받은 연합이사회이며, 110여년 전통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으로 음악 평가제도를 연구, 개발하여 현재 국제적으로 공인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차별화된 음악자격시험
음악의 기초시기부터 이론과 실기를 모두 학습, 균형적인 발전을 유도하는 ABRSM은 6~9개월 정도 수업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급 시험부터 8단계의 등급시험, 디플로마 시험 등이 개최된다.
ABRSM 장승실 실장은 “현재 전세계 93개국에서 65만명의 응시자가 각자의 수준에 맞는 시험에 지원, 개개인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며 “영국의 경우 방과 후 학교 교육을 통해 어렸을 적부터 ABRSM 시험에 응시, 매년 단계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 본다”고 말했다.
ABRSM 시험은 30여 악기부문으로 나뉘며, 기악, 성악, 이론, 음악가 자질시험(Practical Musicianship) 등 음악 전분야에 걸쳐 시행된다. 시험은 연주 외에 시창·청음, 스케일·아르페지오, 초견 등 네 영역이 모든 등급에서 치러진다.
평가는 영국왕립음악원연합회 소속의 시험감독관과 1대1 오디션 형식으로 열리는데, 실기의 경우 등급에 따라 10분에서 90분까지 평가 시간을 갖는다. 즉, 준비한 전곡을 연주하여 보다 정확하고 꼼꼼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덕분에 응시생은 모든 영역의 오디션이 끝나면 자신의 연주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서를 받아볼 수 있고, 이를 통해 향상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단, 디플로마 시험의 경우 시험 과정을 모두 녹음, 영국 본부로 보내져 각 악기에 해당하는 협의회 심사를 거쳐 보다 심도 있는 평가가 이루어진다.

매년 2회, 서울에서 개최
ABRSM은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등지와 미국, 싱가포르, 일본, 캐나다 등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 소개 된 것은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평가이니 만큼 해마다 응시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장 실장은 “도입 초기에는 대부분 외국에서 살다 온 내국인 또는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영국 현지 기관을 통해 신청, 응시했다. 하지만 현재는 서울외국인학교를 비롯한 대다수 국제학교에서 ABRSM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자신의 실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논현동에 위치한 신한아트홀에서 매년 5월과 11월에 실기시험이, 3월과 10월에 이론시험이 시행된다.
성공적으로 합격한 모든 지원자에게 증서가 주어지며, 6급 이상의 점수는 영국대학입학관리국(UCAS)의 책정 기준에 따라 가산점을 산정, 대학 입학 시 반영하게 된다. 또한 우수 학생은 영국 유학 장학 혜택도 주어진다.
워낙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평가이다 보니 합격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장 실장은 “다양한 등급 중에 자신의 실력에 맞춰 응시를 해서인지 국내 응시생의 경우 90%가 넘는 합격률을 자랑한다”며 “점수에 따라 최우수, 우수, 일반합격으로 나뉘는데 최우수 합격자들은 High Scorers' Concert에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음대 준비생, 음대생, 졸업생, 일반인까지 응시자는 누구나 체계적인 학습과 더불어 각자의 진로에 필요한 국제 인증 자격증을 획득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연령의 제한 없이, 각자의 학습 수준에 맞춰 오디션을 보고, 심도 있는 평가가 주어지는 ABRSM 음악시험.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 있는 평가이니 만큼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경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