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두뇌, 심장, 손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조화’, ‘피아노를 위해 태어난 거장적 시인’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테크닉과 귀족적인 기품을 지닌 연주로 성숙한 예술 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소연(충남대 교수)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특별히 이번 무대에서는 D. Scarlatti, L. v. Beethoven, F. Schumann, S. Prokofiev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피아노 소나타’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기대를 모으고 있어 오는 2월 15일(수)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펼쳐질 그녀의 독주회를 주목해보려 한다.

Domenico Scarlatti

먼저 첫 곡은 D. Scarlatti의 피아노 소나타로 <Piano Sonata in f minor, K. 466 (L. 118)>, <Piano Sonata in A Major, K. 212 (L. 135)>, <Piano Sonata in G Major, K. 427 (L. 286)> 등 총 세 곡을 선보인다. 바흐, 헨델과 같이 바로크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스카를라티는 약 555여 곡의 소나타를 작곡하며 ‘소나타 형식’의 기틀을 잡는 데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의 소나타에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작품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몇 가지 모티브’와 ‘반복적인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폭넓은 아르페지오와 양손의 교차, 글리산도, 빠른 반복 음 같은 장식음 등을 많이 사용했으며, 주제 선율이 제시된 다음 작품 전체에 걸쳐 되풀이되는 ‘푸게타(Fugherra)’의 효과를 위해 모방 기법도 차용하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에 본 작품을 통해 바로크시대에서 고전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까지의 피아노의 변천사를, ‘스카를라티’ 의 음악적 특징을 발견해보길 바란다.

Ludwig van Beethoven

두 번째 곡은 고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 2 in A Major, Op. 2 No. 2>이다. 그가 작곡한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는 동시대에 살았던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은 물론,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곡기법과 낭만적 경향 등을 고루 담고 있어 건반악기 문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이번에 연주되는 <피아노 소나타 2번>은 우미하고 명랑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하이든의 양식을 차용하면서도 강약의 날카로운 대비나 전조의 묘 등에서 젊은 작곡자의 창의가 넘치고 있다. 특히, 본 작품은 베토벤의 초기 작품으로 스승 하이든에게 헌정하고 있어 더욱 그의 음악적 성향을 더욱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obert Alexander Schumann

다음은 낭만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R. Schumann <Piano Sonata No. 2 in g minor, Op. 22>을 선보인다. 고전적인 틀에서 벗어난 형식과 작곡가의 감정에 따라 곡이 변화해 나가는 낭만주의 음악의 전형을 제시한 ‘슈만’은 이전에 사용됐던 ‘소나타 형식’을 고수하면서 그 안에서 구조적인 면과 화성적 변화 등을 통해 낭만적인 서정성을 비추려 노력했다. 그중 이번 작품에서는 슈만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과 단조 속에서 느껴지는 화성적인 색채감이 돋보이며, 기교적인 연주법과 빠른 템포로 진행되어 연주자들에게 많은 연습을 요하고 있어 피아니스트 김소연의 손길로 재탄생할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가 기대되는 바이다.

Sergei Sergeyevich Prokofiev

본 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근·현대 작곡가 중 한 명으로, 대중성과 혁신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S. Prokofiev의 작품으로 막을 내린다. 그의 음악은 러시아적 전통에 야성적이고 다이나믹한 표현을 더하여 피아노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작곡된 <Piano Sonata No. 7 in B-flat Major, Op. 83 ‘Stalingrad’>에는 이 모든 특징을 망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쟁의 폭력성뿐만 아니라 스탈린 치하 소비에트 공화국의 비인간적 억압을 드러내어 불안한 분위기와 방향 모르는 질주, 비애(悲哀)어린 서정성이 고도의 기교, 독특한 피아노 문법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서지나 기자/musicnews@musiced.co.kr)

｜프로필｜

피아니스트 김소연은 비교적 어린 시절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살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기 전, 예원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하였으며, 13세에 영국으로 건너가 예후디 메뉴인 음악원을 거쳐 런던 로열 아카데미 오브 뮤직(런던 왕립음악원)의 피아노 학사학위(BMus)를 한국인 최초로 최연소(16세) 입학하였다.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티칭 디플로마 취득, 최고연주자 과정 최우수 졸업, 석사학위(MMus) 조기 졸업 및 전체 점수 수석 졸업(런던대학교 석사학위 최우수 졸업)을 하였고 런던 길드홀 음대 대학원 실내악 과정을 졸업하였다. 그리고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에꼴 노르말의 콩세르티스트 학위(Concertiste-Cycle de Perfectionnement) 를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석 졸업하고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의 최고연주자 과정(Soloklasse-Konzertexamen)을 졸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