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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4 15:09
<탐방>String 공방 박지혁 대표
 글쓴이 : 음악교육신문사
조회 : 199  

정성으로 악기에 맞는 울림을 만들어내다

악기를 통해 소통하다

 

연주자들에게 있어서 악기가 갖는 중요성과존재감은 남다르다. 삶 속에서 항상 함께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최상의 소리를 내는 법을 연구하는 생활 속에서 악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클 수밖에 없다.

악기의 중요성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악기가 존재하기에 음악이 형성되며, 그것으로 인해 한 무리의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악기는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악기 수리사가 음악계 내에서 갖는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그들의 손을 거쳐 많은 악기들이제 기능을 찾게 되며, 연주자의 연주에도 큰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한 까닭에 연주자들은 악기에게 손길이 필요할 때, 그것을 맡길 사람을 신중하게 찾을 수밖에 없다.

서초동 서울 남부터미널 근처 어느 골목에서 많은 연주자들의 기대를 받고 악기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이가 있다. String 공방의 박지혁 대표이다.

인터뷰를 위해 공방에 방문했을 때, 그는 한창 수리 작업 중인 탓에 앞치마를 두른 차림새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남 앞에서 보이는 외적인 모습보다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그의 모습에 대단한 열정이 느껴졌다. 악기를 제작하고 복원한다는 이색적인 직업에 이와 같이 푹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누나가 악기를 매매하는 딜러인 탓에 독일에 있었어요. 누나가 독일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우더니 제작·수리에 쪽에서 공부하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해왔지요. 그래서 대학을 다니던 도중 독일로 가서 미텐발트 현악기제작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 후 현지에서 오래 일하다가 누나가 한국에 크게 매장을 열어 국내에서 함께 5년 정도 일했습니다. 지금은 따로 공방을 내게 되었지만요.”

원래는 첼로를 전공했다는 그가 악기를 제작하고 수리하는 일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로웠어요. 그동안에는 악기를 만지지만 소리를 내고 연주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지, 구조가 어떻고, 내 악기 상태와 재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안 했으니까요. 제 악기를 수리해보겠다고 열어보았을 때는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제작자의 정성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지 볼 수 있었으니까요. 제작자의 정성을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웃음)”

유럽에서는 수리가 다 되고나서 고객에게 연락하는 반면, 한국 고객은 수리의 기한을미리 공지하는 시스템의 차이가 존재한다. 초반에는 이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그는 자신만의 신념으로 그 차이를 극복했다.

어느 상황에서든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악기라는 것은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합쳐져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 기본을 잡아줄 수 있어야 해요. 거기에서 정확성을 쌓아올려야만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법이지요.”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간에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정성을 쏟으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전한다. 본업에 충실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그의 내공이 느껴졌다.

그저 이 일이 좋습니다. 제가 무엇을 시끄럽게 벌려놓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건강이 허락되는 한 계속 이 장소에서 악기를 복원하는 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건 그냥 제 일이에요. 어떠한 명성을 바라지 않습니다. 악기를 만지고 고치는 것에서 큰 기쁨을 얻습니다. 이 직업을 갖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그는 악기를 만질 때 눈앞에 보이는 악기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손님에 맞게 악기를 복원할 필요가 있지요. 악기의 주인이 어느 나라에서, 어느 지역에서 공부를 하고 왔는지에 따라서도 원하는 음색과 소리가 다릅니다(특히 미국과 유럽의 차이가 크다). 겉모습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성향에 제가 맞춰드릴 수 있어야 지요. 이외에 악기가 연주되는 장소 등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홀과 유럽의 홀은 울림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들을 토대로 악기를 처음에 고치기 전에 진단을 올바로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유럽스타일을 고집했지만 국내에서 일을 하면서 한국이 원하는 음악이 있음을 느낀 후로 유연하게 한국 실정과 고객에게 맞춰 작업한다는 박지혁 대표. 환경에 따라 유연함을 비출 줄 아는 융통성과 기본을 철저히 지키려는 그의 흔들림 없는 신념이 어우러져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최상의 만족을 안겨줄 수 있는 악기들이 끊임없이 제작되기를 바란다.

(문지애 기자/mus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