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24시간 국악을 내보내는 국악방송(경기 FM99.1 MHz, 남원 FM 95.9 MHz)이 지난 3월 2일로 개국 5주년을 맞았다. 국악방송은 2001년 3월 2일 서울 지역에서의 방송을 처음으로 6월 1일 남원지역으로 중계범위를 넓혔고 올 7월에는 진도, 해남 등 전남 남서 지역에까지 방송된다.

지난해에는 다큐멘터리 ‘아리랑의 재발견’이 방송위원회가 선정한 2005 최우수 프로그램에 선정돼 라디오 부문에선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또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2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선정 ‘이달의 PD상’ 수상 등의 좋은 성과를 거뒀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국악방송국의 채치성 본부장을 만나보았다.

이 국악방송국이 한국음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부하는 그는 “30억원에 불과한 연간 예산, 전 직원 18명과 PD 7명이라는 크지 않은 규모, 그리고 2~3배 많은 양의 일에도 불구하고 한국음악을 책임진다는 직원들의 자부심과 열정이 좋은 결실을 맺게한 것 같다”며 국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국악방송을 어떻게 발전시킬까 늘 고민한다는 그는 일반가요와 다른, 우리식 정서가 담긴 대중적 노래를 ‘국악가요’라 칭하고 국악가요의 작곡활동도 활발히 한다. 이번에 작곡한 ‘해뜨는 나라’는 슬프거나 한 맺힌 분위기가 아닌 힘차고 밝은 곡의 국악가요. 그의 또 다른 곡 ‘꽃분네야’는 중 2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음악교육은 온통 서양음악뿐, 우리음악은 등한시했어요. 이제는 국악이 고리타분한 별개의 음악이 돼버렸지요. 해방 전 국악은 생활음악이었는데 말예요. ‘음악’하면 당연히 ‘우리음악’이고, 클래식은 따로 ‘서양음악’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거꾸로 ‘음악’하면 서양음계와 서양 작곡가를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지요. 저는 우리음악을 지키고 보급시키고 활성화 시키는 민족주의 작곡가가 되고 싶습니다.”

  편성제작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방송 본부장의 자리에서 방송 전반을 총괄하는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2년 동안 음악교사를 하다가 81년도에 KBS 공채 9기 PD로 입사, 1995년까지 FM방송에서 국악과 클래식 관련 프로그램을 담당하기도 했다.

  “국악 방송국이다 보니 여기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있어야하지요. 전주만 들어도 무슨 곡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곡도 많이 알아야하고요. 일반적인 소양과 문화예술, 역사의식은 기본이죠. 비전공자들이 이런 면에서는 생각의 폭이 넓지요. 전문적인 음악지식이 좀 아쉽긴 하지만요. 서양음악전공자들은 없어요. 국악에 대해 많이 모르기도 하지만 국악에 대한 애정이 없거든요.”

  서양음악만 좋아하거나 국악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국악방송을 통해 국악에  애정을 가질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음악인들에게 “우리식의 음악정서를 가지고 우리 악기에 관해서도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며 “우리음악은 모르면서 서양음악만 안다는 것은 우리말은 모르고 영어만 아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은 마이너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악. 일반인의 낮은 국악 인지도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아직 문화·예술적으로는 독립하지 못했다. 문화·예술의 독립을 위해서는 독특한 우리만의 문화예술을 구축해나가야 한다”며 “진정한 ‘문화독립국’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다.

  또 “올해 인터넷방송으로 국악이 主가 되는, 전통문화예술 전반에 관한 케이블 방송을 계획 중”이라며 “이것은 이미 국가에서 시행했어야 한 일”이라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성은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