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은 시작된다.”

-W. A. Mozart

그리고 지금, 피아니스트 노하영의 손길로 음악이 시작된다. 이에 10월 21일(금) 오후 7시 30분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펼쳐질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는 그녀의 음악을 주목해보려 한다.

3년만에 전하는 인사

2019년 이후 3년만에 독주회 소식을 알린 피아니스트 노하영은 본 공연에 앞서 뜻깊은 소감과 함께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연주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다 보니, 연주에 온 집중을 다하여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단 이제 저의 음악을 온전히 들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공연은 2019년 독주회 이후 3년 만에 오르는 무대인데요.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분들의 독주회 요청이 있어 무척 감사했지만, 감염 확산의 위협 등 여건상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무대가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국제콩쿠르 이후 처음 갖는 무대이자, 오랜만에 팬분들과 마주하는 무대이기에 저도 팬분들도 모두 행복한 마음을 껴안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아름답고도 화려한, 그리고 우아한

본 공연은 W. A. Mozart, F. Chopin, A. Scriabin, R. Schumann의 황홀하고도 아름다운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청중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어릴 때부터 전공의 길을 걸어오면서 저에게 아름답고도 황홀한 영감을 준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다채롭게 구성해보았는데요(웃음).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서 수학의 과정을 걸을 때, 저의 음악 인생에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곡들로 선정하여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 곡 한 곡 신중히 선별하였습니다. 또한, 클래식 애호가부터 입문자분들까지 편하게 접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음악을 준비하였는데요. 레퍼토리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스크리아빈은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이한 특별한 의미가 있어 선곡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쇼팽의 <폴로네이즈 판타지 Op. 61>은 고난의 시기에 슬픔, 아픔, 고통, 외로움 등과 함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깊은 내면의 정서가 담긴 곡인데요. ‘음악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쇼팽의 생애 ‘마지막 대작’으로 뽑히는 이 곡은 ‘Fantasy(판타지)’라 불릴 만큼 아름답고도 심도 깊은 감성과 선율을 담고 있어 연주하는 저뿐만 아니라 관객분들께서도 본인도 모르게 쇼팽의 음악세계에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웃음). 이번 공연에서 제가 특별히 더 들려드리고 싶은 곡은 슈만의 <유모레스크 Op. 20>인데 요. 슈만은 내면의 세계를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음악을 전달하는 작곡가로 유명한데, 결국 언어를 뛰어넘는 것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이번 연주를 통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음악의 가치를 저만의 특별한 연주로 들려드리고 싶다’라는 취지를 가지고 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웃음).”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는 발걸음

앞서 언급했듯, 이번 공연은 국제콩쿠르 수상 이후 관객들과 만나는 첫 번째 무대로 그는 지난해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이탈리아에서 펼쳐진 국제콩쿠르에서 상위 입상하며 저력을 나타냈다. 이에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피아니스트 노하영’만의 강점은 무엇이었을까.

“국제콩쿠르 수상이라는 결과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그저 감사하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제가 오늘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유년 시절부터 함께한 모차르트, 쇼팽, 슈만 등의 작곡가들이 위대한 스승님이자 친구가 되어왔고 연습실에서 울고 웃으며 땀과 눈물의 노력으로 빚어온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운도 좋았다고 생각해요(웃음). 따라서 어린 음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콩쿠르는 음악 인생 중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겸손과 노력으로 음악을 누구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걸어나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내면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음악

김대진, 이진상, 한동일, 황소원 등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에게 사사한 그녀는 현재 예술고등학교와 음악대학에 출강하여 학생들과 마주하고 있다고 한다. 대가들의 가르침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그의 교육 철학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음..감사하게도 연주자로서뿐 아니라 교육자의 길도 함께 겸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음악이 완성되기 전 ‘인성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인성만큼 중요한 게 더 있을까요(웃음)?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이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연주가 나오고, 이것들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가르침, 인내심, 정성, 그리고 넓게 보다는 깊게’ 이러한 것들을 마음 깊이 기억하고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예술’ 자체를 완성시키고 더욱더 자유로운 음악을 낳게 될 것입니다.”

한편, 앞으로도 꾸준히 연주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것이라는 그는 연주자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행보를 겸해가며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한다는 말을 끝으로 본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서지나 기자/music news@musiced.co.kr)

｜프로필｜

피아니스트 노하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사와 석사과정을 모두 수석 졸업한 후 연주와 교육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김대진, 이진상, 한동일, 황소원으로부터 사사하고 대가들의 가르침의 영향을 받아 꾸준히 성장한 그녀는 일찍이 국내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미국 King’s peak Music International Competition 1위, 영국 Global genius music International Competition 1위, 싱가포르 Joyeux Music International Competition 3위, 이탈리아 Montecartini Music International Competition 청중상을 수상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그녀는 피아노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예술고등학교와 울산대학교 등의 교육기관에서 음악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