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오페라의 새 장을 열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 등 수십여편 출연 및 연출

“흥미를 관심으로, 관심을 실천으로 행하라”고 조언

공연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 가는 가운데 클래식계에서는 오페라, 관현악 등의 큰 규모의 공연이 다채롭게 열리며 음악팬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특히, 오페라의 경우 기존 작품의 공연을 비롯해 각색, 창작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성악을 전공한 한 음악인이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연출에까지 발을 넓혀 오페라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바로 베이스바리톤이자 오페라 연출가로서 다양한 무대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금호.

“고등학교 때 합창부를 하며 성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악을 공부하면서 성악 분야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웅장한 오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유럽에서 여러 오페라단과, 또 연출가들과 함께 연주를 하면서 우리나라와는 상당히 다른 스케일로 진행되는 것을 보았는데 특히, 연출가들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무대 위에 펼치는 것을 보았고, 관람객들이 3시간짜리 오페라가 30분으로 느껴졌다는 말에 보는 사람이 즐거워하는 오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음악대학에서 오페라와 성악 대학원 과정을 졸업,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Advanced 오페라 석사를 마친 성악가 신금호. 그는 Ye Cronics 오페라콩쿠르 1위 수상을 비롯해 Sivewright Catto Award, 이대웅콩쿠르, 전국 수리음악콩쿠르 등에 입상했으며, 영국 왕립대학 대학원과정과 영국 왕립음악원 과정을 전액 장학생으로 수학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사랑의 묘약’, ‘마담 버터플라이’를 비롯한 수십편의 무대에 주역으로 출연했으며, 블랙번시립오케스트라, 서울 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 Lancahire심포니오케스트라, 글레스고우대학 Allumnai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국내외에서 독창회 및 초청연주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열정을 무대에서 표현, 오페라 ‘돈죠반니’, ‘피가로의 결혼’, ‘라 트라비아타’, ‘사랑의 묘약’ 등을 연출하고 창작클래식 콘서트 ‘LOVE’, ‘가을연가’에서는 연출뿐 아니라 대본까지 맡아 극작가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그가 특별히 오페라 연출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오페라 가수로서 훈련을 받고 무대에 공연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전형적인 오페라 제작 과정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갈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연출가를 모시지 않은 어느 오페라에 가수로 캐스팅돼 작업에 관여를 하면서 우연히 연출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후 기존 오페라의 컨셉과는 다른, 머리속에서 생각해오던 장면을 실제로 무대에 올리면서 무대와 공연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아마도 연출가가 될 수 있는 재목은 꿈꾸는 양치기가 도서관의 책벌레보다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되는 것이 예술의 무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누구나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을 하지만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그 원대한 목표에 다다르기 쉽지 않은 것이 이 시대의 음악계가 풀어야 할 매듭인 것 같다”며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여 본인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의 최고가 된다면 언젠가는 세상이 필요로 할 것이다”고 조언을 전했다.

연주와 연출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신금호. 성악을 깊게 공부한 그이기에 연출자로서 작품을 올릴 때 함께 작업하는 성악가들의 볼멘소리를 많이 듣는다는 그는 아마도 연출가와 오페라 제작자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성악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막 시작된 정해년, 지난해 연출을 맡았던 오페라 ‘돈 조반니’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피가로의 결혼’ 연출을 맡게 되었다는 그는 일반인들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클래식 창작 작품들을 계절에 맞게 4편정도 제작하는 것을 비롯해 매월 역량있는 음악가들의 다양한 무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은경 객원기자/musicnews@musiced. co.kr)